중국계 미국 국적의 한 인플루언서가 소형 항공기를 몰고 무단으로 남극에 착륙했다가 칠레 당국에 의해 구금됐다고 칠레 언론들이 현지시간 30일 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칠레 항공청(DGAC)은 "28일 세스나 182 항공기 1대가 관제센터에 알리지 않고 남극 킹조지섬의 테니엔테 로돌포 마시 마르틴 공항에 착륙했다"라며 "항공기 조종사는 현지에 구금 조처됐다"라고 밝혔습니다.

항공청은 항공기 조종사가 애초 칠레 남단 푼타아레나스 주변 상공 비행 계획을 담은 문서를 제출해 놓고 이를 어기고 남극으로 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칠레 당국이 수상한 항적을 보인 이 소형 항공기에 대응해 경보 프로토콜을 가동하기도 했습니다.

일간지 라테르세라는 당국이 조종사 신원을 이선 궈(Ethan Guo)로 특정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계 미국 국적자인 궈는 파일럿이자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129만 명에 육박하는 유명 인플루언서입니다.

지난해 8월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당시 19세였던 궈는 소아암 연구 기금 모금을 위해 세계 7개 대륙을 비행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AP는 당시 보도에서 궈가 13세 때부터 비행 교육을 받았으며, 지난해 5월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비행을 시작해 7개국을 거쳐 스위스 제네바에 도착했다는 여정을 소개했습니다.

궈의 세계 일주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홈페이지를 보면 그는 "2021년 사촌이 암 진단을 받은 것을 계기로 소아암 치료법 개발을 위한 연구 노력 강화를 알리고 싶었다"라며 "소형 항공기로 7개 대륙 단독 비행을 완주하고 암 연구를 위해 100만 달러(약 13억 5천만 원)를 모금하는 첫 번째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칠레 당국은 이번에는 궈의 항공법 위반 혐의가 명백한 만큼 검찰 기소 이후 법원 판결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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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상(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