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친구의 집 문을 두드린 취객의 얼굴을 발로 가격해 크게 다치게 한 20대가 실형에 처해졌습니다.

춘천지방법원은 중상해 혐의로 기소된 A(24) 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오늘(18일) 밝혔습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9월 어느 날 저녁 여자 친구로부터 '어떤 남자가 도어락을 누르며 문을 열려고 한다'라는 얘기를 듣고 5분여 만에 달려가 여자 친구의 집 문손잡이를 잡고 있는 B(41) 씨를 발견했습니다.

그는 술에 취한 B 씨와 실랑이하다 바닥에 드러누운 B 씨의 얼굴을 발로 한 차례 가격했습니다.

이 일로 B 씨는 뇌전증과 두개골 골절, 외상성 경막하 출혈 등 약 6개월의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었습니다.

결국 중상해 혐의로 구속돼 법정에 선 A 씨는 가격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가격 행위와 B 씨가 입은 중상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고, 중상해를 입히려는 고의나 예견 가능성이 없었다"라며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당시 현장에서 A 씨의 범행을 목격한 경찰관들의 진술과 의사 소견 등을 토대로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당시 여자 친구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은 "A 씨가 누워 있는 B 씨의 하반신 부근에 서서 B 씨를 내려다보며 욕설을 계속하고 있었고, 발을 들어 피해자의 얼굴을 가격했다"라며 "그냥 툭 친 정도가 아니라 체중을 실어 고의로 가격한 것이었다"라고 진술했습니다.

재판부는 "사람 얼굴이나 머리는 외부 공격에 매우 취약해 충격이 가해질 경우 생명과 신체에 위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피해자는 반혼수 상태로 2주 이상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현재까지도 인지기능 저하 등 후유증이 남아있으며, 여전히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피해자뿐만 아니라 그 가족까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음에도 현재까지 별다른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다만 대체로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과 범행 경위에 일부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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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상(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