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를 이유로 두 아들과 아내를 죽음으로 내몬 40대 가장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습니다.

광주지방법원은 오늘(22일) 살인 및 자살방조 혐의로 기소된 지모(49) 씨에 대한 공판을 열었습니다.

지 씨는 지난 6월 1일 오전 1시 12분쯤 전남 진도군 임회면 진도항에서 아내와 고등학생 두 아들을 태운 승용차를 몰고 바다로 돌진해 3명 모두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그는 생활고를 비관해 처자식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범행을 저질렀는데, 본인은 열려있던 차창 밖으로 탈출해 홀로 목숨을 부지했습니다.

건설 현장에서 철근공으로 일해온 지 씨는 카드 빚 등 약 2억 원의 채무를 지고 있고, 자신이 관리한 일용직들에게 지급해야 할 임금 3천여만 원을 체납하는 등 금전 문제로 곤란을 겪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 씨는 이날 검찰 측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하면서도 선처를 바라는 의견서와 탄원서를 온라인카지노 쿠폰에 제출했다가 호된 질책을 듣기도 했습니다.

온라인카지노 쿠폰는 "탄원서를 써준 사람들은 정신이 (있나?). 도대체 뭐 하는 사람들인가"라고 꾸짖으며, 제출 경위를 따져 물었습니다.

그러자 지 씨의 변호인은 "의견서는 제가 작성했고, 탄원서는 피고인의 친형이 주변 지인들을 통해 제출했다"라고 답변했습니다.

온라인카지노 쿠폰는 지 씨를 상대로 홀로 살아남은 경위와 범행 직후 가족들에 대한 구호 조치 여부 등을 심문했고,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않는 지 씨를 질타했습니다.

일부 비공개로 진행된 증거조사를 마친 뒤 검찰은 "비정하고 무책임한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격리해야 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지 씨는 최종진술에서 "저의 잘못된 생각으로, 아이들한테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9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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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상(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