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미국의 거대 기술기업을 규제하면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의 글이 유럽이 아닌 한국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고 정치 매체 폴리티코가 현지시간 3일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한미 정상회담 이후 "우리 IT 기업을 공격하는 국가들에 맞서 싸울 것"이라며 "디지털세, 법률, 규칙, 규제를 시행하는 모든 국가에 경고하고, 차별적 조치가 철회되지 않으면 추가 관세와 수출 제한을 시행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당시 디지털서비스법을 놓고 미국과 마찰을 빚던 유럽온라인 카지노 불법(EU)에 대한 경고로 추정됐으나, 백악관의 한 관계자는 "한국에 보낸 경고였다"고 폴리티코에 말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들도 "미국은 EU와 유사한 법을 도입하려는 한국, 인도, 튀르키예, 브라질 등을 주목하고 있다"며 "특히 온라인 카지노 불법 EU를 추종하는 첫 국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압박해서라도 법안 추진을 중단시켜야 하는 시금석으로 여기고 있다"고 폴리티코에 전했습니다.

현재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온라인플랫폼법은 쿠팡·네이버·구글·메타 등 국내외 대형 플랫폼 기업들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소비자와 입주사에 불이익을 주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법입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기업에 유리하고 미국 기업을 차별하는 법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폴리티코는 또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미 고위 관계자들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디지털 무역 제한 포기를 약속하는 공동성명서를 압박했으나 한국 정부가 거부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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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나래(r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