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한국은 '치맥 회동'으로 뜨거웠습니다.

미국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치킨 발골과 소맥 '러브샷'을 온 국민이 봤죠.

다음 날 'GPU 26만장' 협업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산업계는 연일 들썩였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로봇과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초자동화 생산 시스템인 '스마트 팩토리 생태계' 비전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시기 일본에선 정반대 공장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지난달 31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에 있는 도요타 모토마치 공장의 도요타의 스포츠카 전용 라인, GR 팩토리를 찾았습니다.



AI도, 로봇개도 없는 이곳은 그야말로 '핸드메이드(사람 손으로 직접 만드는)' 공장이었습니다.

사람의 손끝에 닿지 않는 곳이 없고 용접선 하나에도 일본 '장인 정신'이 깃들어 있었습니다.

"핸드메이드 정도로 품질을 높이는 것, 이게 바로 라이브카지노 GR 팩토리에서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공장 기술자가 덤덤하게 한 말이 꽤 오래 머리에 남습니다.

핸드메이드 쿠키, 핸드메이드 코트는 들어봤어도 핸드메이드 자동차는 저도 처음입니다.



GR팩토리에선 ▲ GR 야리스 ▲ GR 코롤라 ▲ LBX 모리조 RR 등 3개 스포츠카 차종을 하루 약 100대, 월 2천대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400여명의 숙련된 근로자가 2교대로 돌며 근무합니다.

이 고숙련자들은 공장이 시작된 약 4년 전 전사에서 선발한 '최정예 장인'들입니다. 숙련한 기술을 전수하며 다음 세대를 위한 '인재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곳엔 컨베이어 벨트 대신 수레 모양의 무인 운반 시스템(AGV)이 각 셀을 연결하고 있습니다. 일반 공장은 컨베이어 벨트로 작업이 멈추지 않지만, GR팩토리는 필요할 땐 약 9분간 정지해 스포츠카 특유의 소량·고정밀 생산을 도왔습니다.

현대차의 최신 자동화 자동차 생산 공장에서 약 1분27초에 차량 1대를 만들지만, GR팩토리에선 차량 1대당 무려 2시간이 걸립니다.

어찌 보면 좀 답답한 작업처럼 보이지만, 이곳의 장인들은 빠른 차를 만들기 위해선 느리게 정확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2020년 공장 설립 초기엔 적자였지만 생산 표준화 시스템으로 현재는 수익도 내고 있습니다.



또 하나 독특한 점은 부품도 '커스터마이징'(필요에 맞게 조정) 한다는 겁니다.

스즈키 세이지 라이브카지노그룹 매니저는 "모든 부품을 다 측정하고 계측한다. 이후 가장 최적의 조합을 해석 시스템을 통해 찾아내 조립할 때 해당 조합을 장착하게 된다"라며 "8단계로 부품 수준을 나눠 가능하면 최대한 그 편차를 줄이려고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차체 하부의 홀 위치를 소수점 단위로 정밀 측정해 1만가지 조합 중 최적의 조합을 자동으로 선택합니다.

스즈키 매니저는 "0.01mm가 계속해서 반복되면 우리 모두가 알 만큼의 차이가 만들어진다"고 정밀 공정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나마 용접을 할 때 로봇팔로 만들어진 용접건이 차체를 다졌습니다.

다만, 최종 단계에선 사람이 타종 검사로 금속의 울림을 듣고 판단했습니다.

조립을 마친 이후 검수 과정도 섬세합니다. 보통 일반 차량 생산에선 3대 중 한 대 꼴로 주행 테스트를 한다면 GR 차량은 모든 차량이 주행 검사를 통과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GR 야리스와 GR 코롤라를 직접 조수석에 타 느껴봤습니다.

일부러 전후, 좌우, 상하로 흔들리도록 혹독한 주행 환경을 짜 블라인드 코너, 착지 하중이 반복되는 구간, 다양한 고저차를 느끼도록 했습니다.

실제 GR야리스의 경우 강한 모터음을 내며 시속 200km까지 밟자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요.

운전자가 '점프'를 외치는 순간, 차가 공중으로 날았습니다.

그 짧은 순간 머리로는 겁이 났지만, 장인의 속도를 믿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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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솔(sincer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