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 안 주차장은 도로교통법상 도로가 아니어서 술을 마시고 마틴게일배팅해도 면허취소는 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A씨가 경기북부경찰청장을 상대로 마틴게일배팅면허 취소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한 원심판결을 최근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습니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형사 사건을 제외한 소송에서 2심 판결에 법리적 잘못이 없다고 보고 본격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입니다.

A씨는 2023년 6월 술에 취해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주차장부터 지상주차장까지 약 150ｍ가량을 마틴게일배팅했습니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12％로 면허취소 수준이었습니다.

경찰은 음주마틴게일배팅이라며 1종 보통 마틴게일배팅면허를 취소했고, A씨는 소송을 냈습니다.

아파트단지 내 주차장과 길을 도교법상 도로로 볼 수 없어 마틴게일배팅행위 역시 면허취소 사유인 음주마틴게일배팅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이었습니다.

도교법 제2조는 마틴게일배팅를 '현실적으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 또는 차마(車馬)가 통행할 수 있도록 공개된 장소로서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할 필요가 있는 장소'라고 규정합니다.

A씨는 단지 내부는 외부 마틴게일배팅와 경계 부분이 옹벽으로 둘러싸여 구분돼 있고, 관리사무소 직원이 외부 출입을 철저히 통제해 마틴게일배팅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1심은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2심은 "음주마틴게일배팅은 소정의 '도로'에서 마틴게일배팅한 경우로 한정되고, 도로 이외의 곳에서 마틴게일배팅한 경우까지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달리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단지 내 주차장의 경우 규모와 형태, 차단시설 설치 여부, 경비원 등에 의한 출입 통제 여부 등을 고려해 도교법이 정한 마틴게일배팅에 해당하는지 판단해야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단지가 외부 도로로부터 차단된 점, 단지 내 길에 주차구획선이 그어진 점 등을 근거로 A씨의 음주마틴게일배팅 장소는 '자동차 주차를 위한 통로'에 불과하다고 했습니다.

또 경비원이 수시점검을 통해 외부인 차량 출입을 통제하는 점 등에 비춰 A씨가 마틴게일배팅한 장소가 "불특정 다수의 사람 또는 차마가 통행할 수 있도록 공개된 장소라고 보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경찰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확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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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재용(paeng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