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4일 오후 3시 할머니가 추수감사절 식사를 준비할 거란다. 올 수 있는지 알려주렴. 너희들 모두 보고 싶구나"

지난 2016년 11월, 미국 애리조나주에 거주하던 17세 자말 힌튼은 낯선 사람으로부터 문자 메시지 한 통을 받았습니다.

그는 곧바로 누구인지 물었고, 상대는 "네 할머니"라며 사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힌튼은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습니다.

낯선이와 45분 떨어진 거리에 살던 힌튼은 웃는 이모티콘과 함께 "당신은 우리 할머니가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낄 자리가 있느냐"고 농담 삼아 물었습니다.

그러자 상대는 "물론이지. 누구든 든든하게 먹이는 게 할머니가 하는 일 아니겠냐"며 힌튼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습니다.

문자 속 주인공인 힌튼과 완다 덴치의 사연은 온라인상에 널리 퍼지며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손자의 번호가 바뀐 것을 몰랐던 덴치의 실수가 뜻밖의 인연을 만든 것입니다.

사건 이후 두 사람은 추수감사절마다 식사를 함께했고, 서로의 가족을 초대하는 등 우정을 이어갔습니다.



지난 13일 투데이쇼와의 인터뷰에서 덴치는 올해도 추수감사절을 함께 축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두 사람의 만남은 2020년 덴치의 남편 로니가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하고, 덴치가 유방암 진단을 받은 동안에도 계속 됐습니다.

덴치는 "세대 차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편한 친구처럼 지내왔다"며 힌튼을 "자신이 선택한 가족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암 완치 판정을 받은 덴치는 "힌튼과 또 한번 추수감사절을 보낼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힌튼은 "어색한 순간은 단 한 번도 없었다"며 "한 번의 실수로 생긴 일화가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줬다고 생각하니 놀랍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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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림(l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