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홍콩 아파트 단지에서 난 불이 속수무책으로 번진 것은 저렴하지만 불에 쉽게 타는 '대나무 우리 카지노'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노후한 초고층 아파트에 2천여 세대가 밀집한 주거 형태도 대형 인명 피해의 한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장효인 기자입니다.

[기자]

무섭게 타오르는 불길 속, 아파트 외벽에 설치된 무엇인가가 후드득 떨어집니다.

대나무로 만든 건설용 우리 카지노입니다.

요즘 건설 현장에서는 보통 금속 우리 카지노를 쓰지만, 홍콩에서는 여전히 대나무 우리 카지노가 사용됩니다.

대나무 우리 카지노는 가격이 저렴하지만 쉽게 부러지거나 불이 붙는 탓에 관련 사망사고가 잦았고, 이에 홍콩 정부는 대나무 우리 카지노를 점차 퇴출시키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외벽에 설치된 가연성 소재들도 참사 규모를 키우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에일린 정 / 홍콩 경찰청 신계 북부 경감 "소방 당국은 건물 외벽에 방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의심되는 보호망과 방수포, 비닐 등이 설치된 것을 발견했습니다."

허술한 '불씨' 관리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7월부터 보수 공사 중이었는데, 작업자들이 조심성 없이 흡연한다는 주민 민원도 제기돼 왔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습니다.

화재 초기에 경보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아파트 주민 "외출 중이었는데 가족들 연락을 받고 돌아왔어요. 다른 주민들 말로는 화재경보기가 작동하지 않았대요."

좁은 면적에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홍콩 특유의 '밀집형 건축물'도 피해를 키운 원인입니다.

약 2천 세대가 사는 이 아파트는 건축 면적 48~54㎡인 소형 세대로 구성돼 있습니다.

주민 4,600여 명 가운데 약 40%가 65세 이상 노인으로, 빠르게 번지는 불길 속에서 신속한 대피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연합뉴스TV 장효인입니다.

[영상편집 이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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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효인(hi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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