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떠나면,

도시는 조용히… 그리고 빠르게 내려갑니다.

가게가 문을 닫고, 골목의 불빛이 하나둘 사라지고,

언젠가 이곳에 사람의 온기가 있었음을

기억하는 이들만 남습니다.

“도시의 심장은, 골목에서 뛴다.”

한때 김제 죽산 삼거리는

사람이 스쳐 지나기만 하던 ‘멈춘 거리’였습니다.

하지만 지역사랑상품권이

청년들이 버틸 수 있는 첫 번째 안전망이 되면서

폐양조장은 문화공간으로,

비어 있던 점포는 창작과 창업의 공간으로

하나둘 다시 문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지평선처럼 넓은 평야의 도시 김제.

이제 그 넓은 땅 위에

사람의 발걸음이 다시 피어나고 있습니다.

익산의 지역사랑상품권 ‘익산愛머니’.

이 도시의 변화는 화려한 개발이 아니라

골목에서 돈이 한 번 더 돌도록 만든 시스템에서 시작됐습니다.

소비자가 지역화폐를 쓰고,

그 돈이 동네 빵집과 미용실, 식당으로 퍼져나가며

영세 자영업자들의 하루를 지탱합니다.

그리고 다시 그 돈은 지역 안으로 돌아옵니다.

도시가 사람을 붙잡는 힘—

우리는 그것을 작은 지역 화폐 한 장에서 가능성을 찾았습니다.

정답은 거창한 개발이 아니라

지역 안에서 돈이 돌게 만드는 구조,

사람이 머물고 싶은 일상의 회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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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ktcap@yna.co.kr)